Curve와 Baseplate Thesis

Curve는 왜 성공할 수 있었을까?

Curve와 Baseplate Thesis

Curve와 Baseplate Thesis

이 글은 0xSami의 baseplate thesis와 knower의 An argument for DeFi 3.0을 기반으로 한 글입니다.

Curve

크립토 산업, 그 중에서도 디파이 분야에서 하나의 프로토콜이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1세대 디파이 중 아직도 우리의 주목을 이끄는 프로토콜은 Curve말고 딱히 더 떠오르지 않는다. 코드와 메커니즘이 전부 공개되는 문화로 인해, 하나의 프로토콜이 성공하면, 비슷한 형태로 포크된 프로토콜들이 더 낮은 수수료나 더 높은 보상을 내걸어서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싸움은 결국 소모전으로 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 단기적인 사용자 유치를 위하여 힘을 쓰다가 결국 둘 다 손해를 보게 된다.

Curve의 경쟁자들

Curve를 보자. Curve도 이러한 위기가 많았다. 먼저, Saddle이라는 Curve를 그대로 포크한 프로토콜이 있었다. Saddle은 Vyper 언어로 작성된 Curve를 단지 Solidity 언어로 바꾼 것이 전부이지만, $7.5M의 투자를 받았다. 이 외에도 Uniswap v3이 유동성을 특정 가격 범위에만 할당할 수 있게 하면서, Curve의 또 다른 경쟁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는 Saddle Wars나 Uni Wars는 보지 못했다. Curve Wars만 있었을 뿐.

veCRV 모델

Curve Wars는 veCRV 모델 덕분에 시작되었다. veCRV는 CRV 토큰을 락업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veCRV 홀더들은 거래 수수료의 50%를 얻을 수 있고, 여러 CRV 풀에 대한 보상을 “부스트"할 수 있다. 또한 마지막으로, 어떤 풀에 CRV 보상을 어느 만큼 할당할지에 대하여 투표할 수 있다. 더 많은 투표를 받은 풀은 LP 제공자에게 더 많은 CRV를 제공할 것이고, 이는 더 많은 LP 제공자를 끌어들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동성을 필요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은 최대한 많이 veCRV를 확보하여서 자신의 토큰이 포함된 풀의 인센티브를 극대화시키려 할 것이다.


Baseplate Thesis

Baseplate thesis는 @0xSami의 글에서 처음 나온 개념으로, Baseplate은 레고에서 아래 부품을 말한다.

Baseplate는 말 그대로 서로 다른 레고를 쌓아 올릴수 잇는 기본 토대가 되는 판이다. Oxsami의 baseplate thesis를 간단히 정리하면, 블록체인 산업에서 다른 어플리케이션들의 Baseplate 역할을 하는 프로토콜들이 가장 많은 가치를 만들고, 성공할 것이라는 것이다.

Baseplate의 예

이 Baseplate의 대표적인 예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Curve이다.

이더리움의 일차적 기능은 단순히 탈중앙화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제공하는 프로토콜이다. 이더리움의 ETH 통화정책은 채굴자들이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여러 프로젝트들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거나, 거래를 위하여 ETH가 필요하고, ETH를 둘러싼 생태계가 형성된다.

Curve는 단순히 스테이블 코인을 위한 낮은 슬리피지 DEX이다. Curve의 $CRV 통화정책은 서로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자신의 이익(유동성 풀의 인센티브를 높혀서 유동성을 확보할려고)을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Curve를 기반으로 Convex, Yearn, bribe.fi 등등 여러 프로젝트들이 탄생하였고, CRV를 둘러싼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Baseplate의 특징

Baseplate의 특징은 대략 두가지이다.

먼저, 다른 어플리케이션들이 이 프로토콜의 토큰(거버넌스 파워)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채굴자들은 ETH를 위해 경쟁하고 있고, Convex, Yearn, Redacted Cartel은 veCRV를 위하여 경쟁하고 있다.

두번째, 오픈 루프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사실, Sushiswap의 XSUSHI와 Curve의 veCRV는 굉장히 비슷하다. 첫번째, 각각 SUSHI와 CRV를 스테이킹(락업)한 후 민팅할 수 있고, 두번째, 유동성 풀의 수수료 일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XSUSHI는 성공하지 못하고, veCRV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센티브 시스템의 구조 차이 때문이다. XSUSHI는 Sushiswap 내에서 닫힌 인센티브 루프를 가졌던 반면, veCRV는 Curve의 거버넌스 파워를 가지고 싶었던 여러 외부 프로토콜에 의하여 열린 인센티브 루프를 가지게 되었다.

Sushiswap과 Curve의 비교

Sushiswap과 Curve는 위 차이점 말고도 여러 차이가 있는데, 전부 비슷한 맥락이다. 시장의 확장 방향성도 Sushiswap은 팀 내에서 정하지만, Curve는 그냥 외부 프로토콜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정해진다. 결국 이 차이가 생긴 근본적인 원인은 거버넌스 파워의 매력 유무이다. veCRV는 모든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와 DEX들이 원했던 반면, XSUSHI는 그러지 못했다.

또 한가지, XSUSHI는 프로토콜 내에 발생한 수수료를 일부를 다시 stakeholder들에게 돌려주는 역할을 하였는데, 이 경우 새로운 가치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던 가치를 전달한 것 뿐이였지만, veCRV는 ‘Curve Finance의 거버넌스 파워’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생시켰다.

Baseplate가 되기 위해선

특정 ‘어플리케이션'이 하나의 Baseplate 프로토콜이 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

  • 프로토콜의 거버넌스 파워가 매력적이야 한다.
  • 인센티브 시스템이 열린, 즉 프로토콜 내에서만 돌면 안된다.
  • 존재하던 가치를 포착하고, 전달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새로 발생시켜야 한다.
  • Curve처럼 해당 프로젝트를 놓고 다른 프로토콜들이 서로 경쟁하는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나는 아직 Baseplate thesis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개념에 대하여 자주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 하나는 알고 있다. Baseplate thesis의 의의는 왜 Curve가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냈고, 디파이 프로토콜이 성공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찾아보면, 현재 이미 Baseplate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들이 Curve를 제외하고도 여럿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FloorDAO에 기대하는 이유도 FloorDAO가 NFT 거래 시장에서 Baseplate의 역할을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여러 NFT 프로젝트들은 안정적인 가격 유지를 위해선 안정적인 유동성이 필요할 것이고, 곧 이는 $FLOOR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gFLOOR($FLOOR의 거버넌스 토큰)의 가치를 발생시키고, FloorDAO 바깥으로 인센티브 시스템을 확장시킬 것이다. 이 외에도 [REDACTED] Cartel이나 FiefGuild는 각 분야에서 Baselplate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Baseplate thesis에 대하여 관심이 생겼다면, 맨 위에 언급된 두 글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