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게임

누가누가 더 많이 설득시키나

설득의 게임
해당 글은 eGirl Capital의 OPINION ON MEMESEXPLORING A SIMPLIFIED PRICING FRAMEWORK TO MAKE SENSE OF THIS CLOWN WORLD THAT WE ALL LIVE IN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가치를 평가하는 일

트레이더 및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의 가격을 평가하고, 토큰의 가격을 평가한다. 그들은 펀더멘탈을 관찰하여서 그 데이터 값을 바탕으로 하는 모델로 적정 가격을 예상하고, 현재 가격이 고평가되었는지, 저평가되었는지 판단한다.

펀더멘탈

펀더멘탈에 대하여 좀 더 생각해보자. 정말, 어떤 주식의 가격을 결정하는 펀더멘탈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수익이나 현금 흐름은 해당 회사의 가치의 펀더멘탈에 해당할 수 있을까? 회사의 수익이 많이 나게 되면 주식의 가격이 오를까?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런 것들을 펀더멘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자세히 실펴보면, 수익이 많이 나는 것과 주식의 가격은 전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여기서 직접적인 상관관계란, 자연계에서 작용하는 물리법칙에 의한 관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사과를 손에서 놓는 행위와 사과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중력에 의한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진다. 주식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일한 인자는 수요이다. 비단, 주식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어떤 상품의 가격은 시장참여자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서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일 뿐 그 외는 전부 부차적이다.

이번 글에서 펀더멘탈이 아닌 그 모든 것들을 이라고 정의히자. 위 예시에서 수익은 주식의 가격에 대한 펀더멘탈이 아니기 때문에 밈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의 가격에서 수익 외에도, 여러 가치 평가 모델, PER, P/e 등이 전부 밈에 해당하고, 토큰의 가격에 대해서는 토크노믹스, 해당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문화 등이 전부 밈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밈이 중요한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밈을 믿을수록, 밈의 힘은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수익의 증가와 주식의 가격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자. 수익의 증가가 해당 주식의 가격의 상승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수익이 증가하면, 주식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는 주장을 믿는 시장참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회사의 수익이 증가하였다는 뉴스가 나오면, 해당 밈을 믿는 시장참여자들에 의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는 최종적으로 주식의 가격 상승을 이끌어낸다.


내러티브를 현실로 만드는 일

이제 어떤 상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에서 사회 전반으로 밈의 역할을 확대해보자.

내러티브

우리는 각자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산다. 이는 다시 말하여, 각자 자신만의 세상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이 내러티브 역시 밈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내러티브가 밈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내러티브는 각자의 의견, 관점이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펀더멘탈일 수가 없다. 세상에 대한 펀더멘탈이 존재하고, 또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넘어가더라도 말이다. 또한, 내러티브 역시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내러티브를 믿을수록, 내러티브의 힘이 강력해진다.

미디어

내러티브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미디어는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과거에는 주류 언론들만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내러티브를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미디어가 어떤 내러티브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모양에도 영향을 주었다. 물론, 현재는 미디어의 파편화에 따라서, 이러한 독점적인 성향이 약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많아지긴 하였지만, 여전히 미디어는 강력한 도구다.


게임의 핵심은 설득

결국은 누가 자신의 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시키냐의 게임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논문을 찾아서 근거로 사용하고, 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사람들을 섭외하여서, 우리의 밈을 지원하도록 설득한다. 이는 마치 포교 활동과 매우 흡사하다. 종교의 영향력이 종교의 우월성보다는 얼마나 많은 신도가 있느냐에 큰 영향을 받는 것처럼 밈 역시 동일하다.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 문제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 문제도 동일하다. 단순히 블록체인이 더 발전하게 되면, 매스 어답션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은 나이브하다. 그것보다도 나는 블록체인의 필요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시키는 것이 진정한 매스 어답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핵심은 설득이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가치관과 니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각기 다른 블록체인의 포인트에 공감하고, 공명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될 것은 청중들의 종류에 따라서 그 청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특정 부분을 강조하여서 그들에게 블록체인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두명씩, 한 그룹, 두 그룹씩 설득해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적으로 ‘블록체인의 필요성’ 내러티브를 받아들이는 날이 올 것이다.